역사과 동문회 회장 인사말
역사과 동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0년에 새로 역사과 동문회장을 맡은 69학번 배성현 동문입니다.
우리 역사과는 그동안 많은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어 우리나라 역사교육과 역사연구의 중요한 중추역할을 담당하여 왔습니다. 우리의 대학인 서울대학교가 많은 발전을 해왔고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한 바가 컸듯이 사범대학 역사과도 크게 발전해 온 것을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60년대 학번의 마지막 동문회장이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량리 용두동 시절의 학번들이 퇴장하는 시대가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과거를 회고 하면 우리는 흔히 자기세대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우리가 대학을 다니던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까지는 모두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어려운 시대이었습니다.
정치경제적으로도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어느 하나 어렵지 않는 것이 없는 시대이었지 않습니까?
그러나 사회는 언제나 발전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가 무한한 발전을 해왔고 그 시대발전에 맞는 시대정신을 요구 하듯이 우리의 사범대학 역사과도 시대변화와 함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요구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대학생활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대학 때 E. 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교수님의 강의가 기억에 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때도 이해가 잘 안 되었지만 아마 역사의 이해에 대한 강의로 이해하였고, 역사적 사실(fact)과 해석 그리고 이해에 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과 동문여러분과 후배들은 어떠한 역사를 쓰고 계십니까?
우리는 태생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리는 역사가 좋아 학과를 선택했고 학문을 했으며 그것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역사를 전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도 TV에서 역사스페셜이란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고 시간 날 때 QOOK TV에서 놓친 프로그램도 다시 봅니다. 저는 미국에 연구년으로 갈 때 마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한 나라, 자본의 논리가 지배되는 사회에서도 역사와 철학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길인데도 진실로 좋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사회는 이제 저희들이 공부하던 대학시절과는 너무나 다른 사회로 변모되었고 우리는 시대변화에 적응하고 가능하면 주도해야 합니다. 우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과 후배들은 사범대학의 위상의 변화, 그리고 역사과의 위상의 변화에 따라 시대에 잘 적응하고 나아가 시대변화를 주도해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동문회의 역할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문들이 모두가 잘 발전해야 되고 또 계속 이어지는 후배들이 잘 발전할 때 동문회가 발전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교직에 봉사하는 동문들은 교사로서의 보람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리더로서 학교경영에 주도적 역할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상호 지원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선배는 후배를 잘 이끌어 주고 후배는 선배를 잘 따르는 결속력이 있는 동문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선배는 후배들의 훌륭한 멘토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제 대학을 다니고 사회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은 역사과의 진로를 잘 살펴 역사를 공부하던 새로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개발에 대한 더 많은 노력을 당부합니다. 교사이면 더욱 좋고 아니면 공무원, 기업, 법, 언론, 금융 어떠한 분야든 역사과 출신들이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고 역사과 출신들이 우리나라의 중추가 되고 역사를 좌우할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미국에서도 명문대학 MBA 과정에 역사전공자들이 매우 많습니다. 월가에도 역사전공자들이 많습니다.
저는 동문회장을 맡으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역사과를 졸업하고 우리가 공부한 모교를 너무 잊고 살지 않았는가를 돌이켜 보았습니다. 우리가 역사과를 졸업한 사실은 단순한 fact 지만 역사는 될 수 없겠지요? 우리 역사과 동문들이 힘을 합쳐 박병선선배 돕기를 전개하여 성과가 있었고 그것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의 역사유산을 아껴야 된다는 의식과 운동으로 연결된다면 그것이 하나의 작은 역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역사과를 졸업했지만 역사에 등한하고 역사를 잊고 살고, 역사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너무 안타깝지 않습니까?
우리 역사과 동문 여러분! 그리고 후배 여러분 이제는 우리도 역사과의 발전을 위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기여할 수 있는 조그만 길이 있다면 함께 지혜를 모아 보는 것은 어떨지요? 그런 점에서 비추어 본다면 현재 공부하고 있는 우리 후배들에 대한 무관심은 우리 모든 역사과 동문들이 한 번 돌이켜 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꿀벌의 벌통을 공격하여 꿀을 탈취하는 말벌은 매우 잔인합니다. 유럽의 말벌은 1분에 약 30마리의 꿀벌을 물어죽일 수 있다고 합니다. 말벌 30마리면 수천마리의 꿀벌을 무차별 학살하고 벌통을 쉽게 탈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꿀벌은 말벌을 몰아내는 방법을 가질 수 있도록 진화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꿀벌은 말벌 척후병이 오면 매복했다가 일시에 달라붙어 큰 덩어리를 이루어 체온을 올리고 47도가 되면 말벌이 죽는다고 합니다. 일본의 꿀벌은 협동으로 말벌을 퇴치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종인데도 지역에 따라 진화가 달라진 것이지요. 우리 역사과는 역사과 발전을 위해 우리의 방식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해 봅니다. 우리의 동문과 선후배님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69학번 현 영남대학교 상경대학 경영학부 교수)